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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가는 농촌…10년후 고향은 없다?
치유농업사
2010. 9. 21. 07:41
늙어가는 농촌…10년후 고향은 없다?
30대 아들이 고향에서 본 우울한 자화상
농촌 70대가 60대의 倍
2020년엔 65세이상이 45%
농사 지을수록 빚만 늘고
대부분 노인병으로 고통
대형 기업농 출현 불가피
영세농이 그리는 미래 암울
추석 명절에 가족과 함께 고향에 내려온 장일도(32ㆍ관악구 신림동) 씨는 마을회관 앞에서 아버지를 만났다. 마을 어른들과 고스톱을 치는 중에 담배를 사러 가는 길이란다. 67세 아버지는 동네에선 담배 심부름을 해야 하는 청년이었다.
장 씨 고향마을 구례가 유독 ‘장수촌’이어서는 아니다. 전국 어디서나 그렇다.
지난해 전국의 70살 이상 농가인구는 71만1000명. 전체 농가인구의 22.8%에 달한다. 반면 60대 농업인인구는 29만명. 시골에 가면 60대 인구보다 70대 인구가 배 이상 많다는 의미다. 대한민국의 빠른 고령화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농촌은 유독 더 빠르다.
올해 65세 이상 농가 비율은 35.3%(농촌경제연구소)가 될 것이란다. 2015년 40.8%를 지나 2020년 후에는 45.2% 수준까지 늘어나게 된다. 그땐 농촌에서 만나는 두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65세 이상의 고령층이라는 이야기다.
저녁상을 앞에 두고 장 씨 가족이 모여앉았다. 앞으로가 걱정이다. “이러다 10년 뒤면 농사 지을 사람 아무도 없을 것”이란 아버지의 말씀은 빈말이 아니다. 70대 농사도 어려운데 80대, 90대 노인들이 모 심고 벼베기를 하기는 불가능하다. 결국 기계로 농사 짓는 대형 기업농 출현이 불가피하다.
이미 많은 전망과 연구가 나오고 있다. 농민들이 논을 내놓고 일정 지분을 받아 수익률을 배분받는 일종의 주식회사 형태가 되리라는 것이다. 물론 농지는 기계영농이 가능하도록 개량돼야 한다. 지금처럼 구불구불하고 층계 다른 농지 형태로는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로 다른 농지 가격과 특색을 얼마나 반영할지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나이가 들어서도 그렇지만 이대로는 돈도 안 된다. 농사 지어 돈 벌기는 불가능하다. 빚만 늘어간다.
장 씨 부모님도 농사로 벌어들이는 돈은 몇 년째 그대로다. 부모님이 올해 벌어들인 돈은 3000만원 정도. 올해 농가의 평균소득은 3264만원(통계청ㆍ농경연)이라고 한다. 도시와 비교하면 형편없는 수준이다. 6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10년 뒤면 절반도 안 될 거란 얘기도 있다.
정부 방침이나 농촌 분위기를 보면 부모님 같은 영세농은 살아남기 힘든 세상이라고 한다. FTA니 쌀 관세화니 하는 뉴스들을 듣다 보면 결국 규모와 효율을 갖출 수 있는 기업농이나 특용작물을 가꾸는 사람들만 살아남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수십년째 지어오신 쌀농사는 올해도 풍년이라지만, 주변에선 매번 쌀값이 더 떨어졌다는 이야기만 들린다.
일본의 경우도 농촌 고령화 비율이 우리와 비슷한 30%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고령 농업인의 생활여건은 상대적으로 훨씬 열악하다.
어머니는 관절염에, 아버지는 ‘농부병’에 종종 아픈 허리와 다리를 부여잡으시지만, 농촌마을 근처에는 변변한 병원도 하나 없다.
마침 정부가 내년부터 ‘농지연금’제도를 시행하겠다고 한다. 보도된 대로라면 부모님 두 분 다 65세 이상이고, 농사 지으신 지 5년이 넘어 농지연금의 대상이 될 수 있다. 2억원 남짓 하는 논을 담보로 맡기면 돌아가실 때까지 매달 76만원씩 나라에서 준다고 한다.
장 씨는 조심스럽게 “농사를 그만두시고 좀 편하게 사셨으면 한다”는 뜻을 전한다. 아버지는 “그게 땅 뺏기는 거 아니냐. 난 농사 그만하기도, 이 동네 떠나기도 싫다”는 시원찮은 답만 내놓으신다. 좁은 소형차에 바리바리 실어주실 쌀이며 참기름이며 마늘에는 정만 가득할 뿐 희망이 없어 오히려 슬프다.
장 씨, 이번 추석 역시 머리가 아프다.
2020년엔 65세이상이 45%
농사 지을수록 빚만 늘고
대부분 노인병으로 고통
대형 기업농 출현 불가피
영세농이 그리는 미래 암울
추석 명절에 가족과 함께 고향에 내려온 장일도(32ㆍ관악구 신림동) 씨는 마을회관 앞에서 아버지를 만났다. 마을 어른들과 고스톱을 치는 중에 담배를 사러 가는 길이란다. 67세 아버지는 동네에선 담배 심부름을 해야 하는 청년이었다.
장 씨 고향마을 구례가 유독 ‘장수촌’이어서는 아니다. 전국 어디서나 그렇다.
지난해 전국의 70살 이상 농가인구는 71만1000명. 전체 농가인구의 22.8%에 달한다. 반면 60대 농업인인구는 29만명. 시골에 가면 60대 인구보다 70대 인구가 배 이상 많다는 의미다. 대한민국의 빠른 고령화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농촌은 유독 더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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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
올해 65세 이상 농가 비율은 35.3%(농촌경제연구소)가 될 것이란다. 2015년 40.8%를 지나 2020년 후에는 45.2% 수준까지 늘어나게 된다. 그땐 농촌에서 만나는 두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65세 이상의 고령층이라는 이야기다.
저녁상을 앞에 두고 장 씨 가족이 모여앉았다. 앞으로가 걱정이다. “이러다 10년 뒤면 농사 지을 사람 아무도 없을 것”이란 아버지의 말씀은 빈말이 아니다. 70대 농사도 어려운데 80대, 90대 노인들이 모 심고 벼베기를 하기는 불가능하다. 결국 기계로 농사 짓는 대형 기업농 출현이 불가피하다.
이미 많은 전망과 연구가 나오고 있다. 농민들이 논을 내놓고 일정 지분을 받아 수익률을 배분받는 일종의 주식회사 형태가 되리라는 것이다. 물론 농지는 기계영농이 가능하도록 개량돼야 한다. 지금처럼 구불구불하고 층계 다른 농지 형태로는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로 다른 농지 가격과 특색을 얼마나 반영할지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나이가 들어서도 그렇지만 이대로는 돈도 안 된다. 농사 지어 돈 벌기는 불가능하다. 빚만 늘어간다.
장 씨 부모님도 농사로 벌어들이는 돈은 몇 년째 그대로다. 부모님이 올해 벌어들인 돈은 3000만원 정도. 올해 농가의 평균소득은 3264만원(통계청ㆍ농경연)이라고 한다. 도시와 비교하면 형편없는 수준이다. 6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10년 뒤면 절반도 안 될 거란 얘기도 있다.
정부 방침이나 농촌 분위기를 보면 부모님 같은 영세농은 살아남기 힘든 세상이라고 한다. FTA니 쌀 관세화니 하는 뉴스들을 듣다 보면 결국 규모와 효율을 갖출 수 있는 기업농이나 특용작물을 가꾸는 사람들만 살아남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수십년째 지어오신 쌀농사는 올해도 풍년이라지만, 주변에선 매번 쌀값이 더 떨어졌다는 이야기만 들린다.
일본의 경우도 농촌 고령화 비율이 우리와 비슷한 30%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고령 농업인의 생활여건은 상대적으로 훨씬 열악하다.
어머니는 관절염에, 아버지는 ‘농부병’에 종종 아픈 허리와 다리를 부여잡으시지만, 농촌마을 근처에는 변변한 병원도 하나 없다.
마침 정부가 내년부터 ‘농지연금’제도를 시행하겠다고 한다. 보도된 대로라면 부모님 두 분 다 65세 이상이고, 농사 지으신 지 5년이 넘어 농지연금의 대상이 될 수 있다. 2억원 남짓 하는 논을 담보로 맡기면 돌아가실 때까지 매달 76만원씩 나라에서 준다고 한다.
장 씨는 조심스럽게 “농사를 그만두시고 좀 편하게 사셨으면 한다”는 뜻을 전한다. 아버지는 “그게 땅 뺏기는 거 아니냐. 난 농사 그만하기도, 이 동네 떠나기도 싫다”는 시원찮은 답만 내놓으신다. 좁은 소형차에 바리바리 실어주실 쌀이며 참기름이며 마늘에는 정만 가득할 뿐 희망이 없어 오히려 슬프다.
장 씨, 이번 추석 역시 머리가 아프다.